세상엔 너무나 많은 변수,경우의 수가 있기에, 우린 그것을 파악하고 헤아릴 안목이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에 시도함에 주저가 없어야 하고,겪음에 있어 실망하지 말아야 하며,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가다 보면 조금씩 보이고,겪다 보면 조금씩 알게 되며,성과를 쌓다 보면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정답인지,오답인지,혹은 패착인지,지름길인지를. 그러나시작이 두려워시도하지 않는다면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지만. 정체된다는 결과만큼은쌓이고 쌓여내 인생을 좀 먹어갈 것이다. 곰팡이처럼,보이지 않는 병균처럼,차근차근.느릿느릿.
멀리만 보면 가까운 걸 못 보게 되고, 눈앞만 보면 좌우를 못 살피며, 위만 보면바닥을 모르기에걸려 넘어질 수 있다. 시각을 좁히지 말며,넓게, 좀 더 넓게... 그러나 사람은앞을 보는 게 당연하기에나와 함께 같은 길을 걸으며,다른 방향을 바라볼 이를 얻음이 중요하다. 그들의 정면은 내게 있어내가 살필 수 없는모든 곳일 테니.
좀처럼 잘 안 되더라.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더라.뭐가 됐든 잘 안 되더라.왜 잘 풀리는 게 없을까?어째서? 그토록 고뇌하고 또 고뇌하던 시절엔뭐가 됐든 안 될 것만 같다는 생각에눈앞이 캄캄했것만... 어느새 이곳에 있었다.어느덧 이곳에 와있더라. 산을 오르는 그 순간만큼은내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이 안 간다.오르고 또 오르고. 계속 오르고 또 오르고.힘들어 잠시 쉬기도 하고,지쳐서 잠시 기대든 앉아 있든.그러건 말건 다시 오르고 또 오르면.어느새 오를 곳이 사라졌더라.다 오르고야 말았다. 그리고서 깨닫는 건 건너편 산이 훨씬 더 높다는 것과,이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 뿐. 또 다른 도전을 통해 더 높이 오를 것인가. 그도 아니면 이제 미덕을 행사하듯 조심조심 내리막길을 내리 걸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이제 막 깬 듯 두 눈을 비벼보나. 이제는 잠들 시간. 세상 전체가 꺼지듯, 내려 앉듯.뭐가 됐든 상관도 연관도 없어 지는 바로 그 시간.일생의 절반 혹은 그 이상.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평등.혹은 유일한 불평등.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구나.
여유가 눈앞에 있다.가지런히 놓인 길이 있고,나란히 세워긴 가로수가 있으며,변치 않듯 서있는 건물, 구조물까지. 그 속에서 우리가 움직인다.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혹은 돌아가고.혹은 멀리 떠나며,혹은 다시 없을 기약을 남기며다시금 숨어든다.다시금 나아가기도. 일상과 편견.마주보면 그럴 듯 하지만.항상 그럴 듯 하진 않았다. 같은 듯한 하루.그러나 매순간 새로운 하루를. 우린 구가한다.우린 추구한다.우린 요구하는 바다.
물이 흐르는 한강이 됐든 바다가 됐든어디든 가게 되더라. 고여 있음썩어갈 뿐이지만, 흐르는 한우린 어디든 간다.어디로든.어느 곳으로든. 그곳이 꼭바다여야 할 이유는 없다. 아래로 흐르던 것은결국 위로 올라간다.가게 되어 있다. 그 올라서는 시기의불투명함에가슴 아파할 일도,마음 아파 할 일도,아쉬움도,초조할 이유도 없다. 오고 감이 순리라면,가고 나는 것 또한 도리일 거다.